[유림 뉴스] 디지털 취약한 물류현장, ‘페이퍼리스’ 도입 바람 ‘솔솔’

YULIM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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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줄여 업무 효율 높이고 ESG 경영도 실천


물류업계는 종이 사용량이 많은 업종 중 하나다. 사무실에서 쓰는 서류는 물론 포장재로 쓰이는 골판지 상자, 주소가 적힌 운송장 등 물류현장에서 배송기사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규격의 업무용 서류들이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종이 사용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아직 여전히 많은 종이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영세한 업체일수록 더 많은 종이가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업계에 ‘페이퍼리스(Paperless)’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 혹은 편의성을 이유로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물류현장에 페이퍼리스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택배송장·운송장 등 현장에서 쓰이는 종이도 ‘디지털화’
많은 기업이 업무환경을 디지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종이는 사무환경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이메일, PDF 등과 같이 디지털 서류가 활성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 자료와 보고서를 서면으로 작성하고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은 업무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재활용이 어려워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용도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물류업계에 대한 페이퍼리스 도입은 주로 현장에서 사용되는 송장, 인수증 등 쉽게 버려지는 종이와 스티커들이 대상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풀필먼트 등과 같이 물류의 패턴이 변화하면서 모바일앱으로 송장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종이가 익숙한 게 현실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항공화물 운송 시 사용하는 종이 운송장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전자항공운송장(e-AWB)’를 도입했다. 올해 12월까지 사용 계도 기간을 두고 내년 1월부터 한국발 화물운송에 의무 적용할 계획이다. 

전자항공운송장은 종이 운송장을 디지털 문서로 대체한 것이다. 화물 접수부터 도착지 인도까지 모든 과정이 간소화돼 화물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절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직접 항공사 카운터에 종이로 된 항공운송장과 부대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업무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한항공은 전자항공운송장을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자항공운송장의 도입은 항공업계의 디지털 문서화를 주도해 물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전 세계 항공사에 전자항공운송장 사용을 강력히 권고해 왔고 대한항공도 국제 항공업계 정책에 발맞춘 만큼 한국항공 운송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뿐만 아니라 육상 화물 시장에서도 페이퍼리스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일부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오른쪽)와 김자영 곳간로지스 대표가 이폼사인으로 작성한 협약서에 서명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곳간로지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오른쪽)와 김자영 곳간로지스 대표가 이폼사인으로 작성한 협약서에 서명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곳간로지스)


지난 2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곳간로지스는 전자문서와 전자계약 솔루션 전문기업 포시에스와 ‘화물운송 시장의 디지털 전환 및 페이퍼리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곳간로지스는 지난 3월 출시한 화물운송중개플랫폼 ‘프리모’를 통해 화물운송 패턴 등을 반영한 AI 기반의 배차, 화주와 직접 계약, 자동 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곳간로지스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운송비 정산과 지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자인수증과 전자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물류 종사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증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물운송 시 주고받는 기존의 종이 인수증은 훼손과 분실로 인한 문제가 많아 이를 해결하고 나아가 탄소중립도 실천한다는 입장이다.

포시에스 박미경 대표는 “코로나19로 물류 산업의 위상은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급격한 성장에 비해 디지털화는 여전히 매우 더딘 상태”라며 “전자인수증, 전자근로계약 등 물류 종사자들의 업무에 전자계약이 빠르게 적용된다면 국내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잉크·사무혁신 나서
이와 함께 화물운송 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종이 송장도 전자잉크를 활용한 디지털 송장(E-Paper Display)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물류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써모랩코리아에서 특허 취득한 전자 송장(E-Paper Display) (사진출처=써모랩코리아)

△써모랩코리아에서 특허 취득한 전자 송장(E-Paper Display) (사진출처=써모랩코리아)


콜드체인 물류 플랫폼 기업 써모랩코리아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디지털 송장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송장은 서버의 운송정보를 전용 앱으로 스캔해 송장부에 태그하면 정보가 입력된다.

최석 써모랩코리아 대표는 “택배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송장용 종이가 버려진다는 점에서 착안해 포장재 상단에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부착했다”고 말했다.

물류현장 외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페이퍼리스를 도입해 기업 분위기를 변화하려는 기업도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 페이퍼리스와 자유좌석제를 도입해 일하는 환경을 변화시켰다. 종이 없애기를 실천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스마트 전자칠판을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회의 자료를 종이로 인쇄하는 것이 아닌 노트북 화면을 무선 연결해 전자칠판에 띄워 페이퍼리스 회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혁신 기술 기업에 걸맞은 유연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해 구성원 모두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기존 종이 탈피해 ‘스마트 워크’ 지향
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페이퍼리스를 통해 업무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을 비롯한 공사 임직원들이 신규로 도입한 ‘디지털 기반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해양진흥공사)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을 비롯한 공사 임직원들이 신규로 도입한 ‘디지털 기반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해양진흥공사)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5월 회의자료를 출력하는 데에 소비되는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회의 방식을 페이퍼리스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회의 주최자가 클라우드 기반 협업시스템에 자료를 올려두면 참석자가 태블릿PC를 통해 회의자료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명패, 현수막 등도 디지털로 전환했다. 외부인이 참여하는 비정기회의에도 적용해 페이퍼리스 회의를 정착시켰다.

울산항만공사 김재균 사장은 “기존 업무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ICT기 술을 업무에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라며 “에코 스마트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소한 것부터 바꿔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지난해 윈도우 기반 태블릿 PC를 활용해 출력물을 절약하는 등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도입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정기회의와 이사회 등 각종 위원회에도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 스마트 워크’의 범위를 확대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한 디지털 기반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통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방지하고 디지털화·언택트화 등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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